music art education/서양음악사 음악이론

<심청가> 명동예술극장

Rom muse 2019. 6. 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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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동예술극장에서 국립창극단 심청가를 관람하였다. 한국인이라면 모를 사람이 없을 정도로 널리 알려진 심청가는 나 또한 줄거리를 잘 알고 있다. 그냥 흔한 연극이라 생각했던 마음이 있었다. 줄거리가 예상되었기 때문에 큰 반전이나 기대감이 있진 않았다. 하지만 그 예상을 완전히 빗겨 나갔다. ‘창극심청가는 순수 우리나라 전통 이야기인만큼 심청가라는 이야기와 창극이란 조합은 그야말로 우리나라의 전통 그 자체, 순수100% 우리나라의 애조 띤 서정적인 감성이 마음을 흔들었다. 국악, 창극 무대가 처음인 만큼 신선하였다.

 

창극과 나의 음악적 정체성

  심청 역할을 맡은 배우가 아버지를 두고 인당수에 물을 던져 가야 할 때, 불렀던 노래는

그 어린아이의 절규가 가슴 가까이 다가와 눈물이 나게 하였다. 국악이란 것이 내게 이렇게 감동을 준 것은 처음이였다. 나의 전공은 피아노이고 서양음악이다. 학부 시절 다닌 공연들은 클래식음악 뿐이였다. 하지만 나는 한국인이다. 한국인의 피와 한국 땅에 몸을 담고 있는 이상, 우리의 음악을 잃어버리면 안되겠다 라는 애착이 생겼다.

 그 무대, 창극은 내게 처음이였지만 전혀 낯설지가 않았다. 그 음악과 무대는 프랑스도 아닌 독일, 오스트리아가 아닌 대한민국의 음악이기 때문이다. 마치 서양적인 아름다움에 취하다가도 본집의 냄새가 그리워 전통적인 것에 빠져들 듯이 내 정체성이 드러나 내 본질을 깨닫는 기분이라, 독특하지만 정겹고, 정겹지만 전혀 고리타분하지 않은 국악 무대의 실황이였다.

  내가 음악을 계속할 계획이라면 나의 본 고향인 국악을 절대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 옛 사람들의 정신과 얼이 깃든 음악을 창극과 같이 재밌는 예술 무대로 통합시켜 많은 관중들에게 보이는 것 자체가 우리나라의 정체성을 찾는 것이라 생각한다. 심청의 심정처럼 나를 희생해서라도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려는 사랑을 길들여야겠다는 생각과 동시에 우리나라 국악을 지키려면 시대에 맞는 트렌드에 계속적인 탈바꿈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중음악과 비교한 국악의 가치

  오래된 것일수록 더욱 가치가 있듯이 현재 시대에 따라 빠르게 발전하고 만들어지는 대중음악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전통과 정서가 깃든 창극, 국악 무대의 가치를 누구와도 비교 할 수 없다. 다만, 시대가 많이 지났고 그만큼 변했기에 점점 멀어져 보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자식이 부모님 품에서 자라 자장가를 듣고, 걸음마를 떼고 자라지만 어른이 되어 결혼을 하고 독립을 하여 가족을 이루게 되면, 부모님과 생활이 멀게 느껴지고 자연스럽게 멀어지듯이 전통음악의 가치와 존귀함은 변함이 없으나, 그것을 대하는 자들의 태도와 시대가 변할 뿐이다.

 

서양음악과 비교한 국악의 가치

 서양음악 클래식의 작곡가들을 보면 그들을 추앙하면서 연구하는 자들이 현재에도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평론가들, 작곡가들 등 그 시대의 작곡가들을 깊게 연구하고 공부한다. 아무리 오래되고 낯설다 할지라도 자신이 얼마나 그 음악을 인생에서 가치 있게 여기고, 연구할 의지가 있는지에서 그 음악을 대하는 자세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런 활동을 하는 음악전공자들이나 음악 분야에서 활동하는 자들이 음악을 귀중하게 여기는 태도와 열정이 그 음악을 살린다. 국립창극단 배우들 역시 판소리와 국악에 인생을 바친 사람들이라 생각한다.

 어떻게 국악을 사랑하는 마음 없이 인생의 중요한 시기에 그 음악을 연습하고, 또 연습하고 연구하고 무대에 서겠는가? 국악을 보고 사람들이 대한민국의 전통과 역사를 기억해주길, 대한민국의 대표 정서인 를 이 심청가라는 창극을 보고 많은 교훈과 국악에 대한 영감을 얻게 되길 바랬을 것이다. 나도 피아노를 연주할 때 듣는 관중들에게 나의 곡이 어떤 의미와 감동을 주길 바라는지 생각하면서 연주를 하기 때문에, 국립창극단 배우들은 어떤 마음으로 그 무대에 임하고 노래할지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되었다. 서양음악은 품위와 우아함 자기표현이 먼저라면 국악은 자신의 한 서림과 정서적 표현이 우선이다.

 

국악에 대한 음악인들의 관점

국립창극단 배우들은 오히려 우리나라 이 땅에서, 이 나라의 전통음악을 부르고 뽐내는 것이기에 더욱 당당하고 자부심이 들것이라 생각한다. 클래식 서양음악 무대는 본 고향이

서양이지 대한민국은 아니다. 오로지 우리나라 사람만이 전통적 정서와 느낌을 진하게 낼 수 있을 텐데, 그것을 이 땅에서 공연하고 연습하는 것이 부럽기도 하다. 독일로 유학을 가서 작곡가들이 살았던 나라의 향취와 정서를 알고 연주하면 다르듯이, 우리나라의 한과 정서를 아는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음악을 꾸민다는 자체가 부럽고 자랑스럽다.

 내가 인생에서 음악에 대한 애정이 있고 이것으로 인생의 계획을 꾸려나간다면 서양음악뿐아니라 우리나라의 음악에 대한 애착과 지식도 가져야겠다 생각한다. 심청가에서 심청역할을 맡은 배우가 목에 핏줄이 서면서 노래를 하는 모습이 아직도 눈에 생생하다. 그분의 열정이 국악을 살리고 국악의 가치를 알린다고 생각했고, 그분만큼의 자신이 하는 분야의 자부심이 있다면 어ᄄᅠᆫ 일을 하여도 잘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분야든

상위 1%는 존재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음대생들이나 음악 학우들이 대한민국의 국민인 이상 우리나라 전통음악을 기억하고 기릴 수 있는 음악인이 되도록 노력하는 자세를 가졌으면 한다.